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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넘어 미국까지…’글로벌‘로 영역 넓히는 케이팝 오디션


입력 2021.06.08 10:01 수정 2021.06.08 13:01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하이브·SM·CJ ENM, 북남미서 케이팝 보이그룹 기획

세계 시장서 케이팝에 대한 평가 달라져

ⓒ하이브, 유니버설뮤직그룹 ⓒ하이브, 유니버설뮤직그룹

국내에서 오디션 형식의 프로그램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그간 오디션 프로그램의 성공이, 유사 프로그램의 론칭으로 이어지면서다. 이제 대형 기획사를 중심으로 오디션이 국경을 넘어 아메리카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가장 먼저 글로벌 케이팝 오디션을 기획한 건, 글로벌 그룹으로 거듭난 방탄소년단(BTS)을 키워낸 하이브다. 이들은 지난 2월 세계 최대 음반사인 유니버설뮤직과 미국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케이팝(K-POP) 보이그룹을 기획한다고 발표했다.


유니버설 산하 게펜 레코드와 합작 레이블을 설립해 LA에 본사를 두고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게펜은 음악 제작과 글로벌 유통, 오디션 프로그램 제작을 담당하고 하이브는 아티스트 발굴과 트레이닝, 팬 콘텐트 제작 등을 맡는다. 앞서 CJ ENM과 합작법인 빌리프랩을 만들고 엠넷 ‘아이랜드’를 통해 보이그룹 엔하이픈을 결성한 것처럼 미국 내 미디어 파트너사를 찾아 내년 방영 예정이다.


CJ ENM은 HBO 맥스(Max), 제작사 엔데몰 샤인 붐독(Endemol Shine Boomdog)과 남미에서 보이 그룹 오디션 기획·개발한다. 남미는 일찌감치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등이 큰 인기를 누리며 케이팝이 기반을 다진 곳이지만, 한국 기업이 남미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CJ ENM이 처음이다.


남미는 중위연령이 31세인 젊은 국가로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곳으로 평가받는다. 또 2019년 IFPI 뮤직 글로벌 리포트에 따르면 최근 남미 음악시장은 연평균 성장률이 18.9%를 기록하며 글로벌 평균인 8.2% 대비 높은 성장률을 보인다.


CJ ENM 관계자는 “이번 협업은 CJ ENM이 가진 콘텐츠 제작 역량이 글로벌시장에서 인정받은 것으로 그 의미를 더한다”며 “케이팝과 케이콘텐츠의 특성을 모두 가진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당사의 기획 제작 역량에, 현지 제작사와 협업을 통해 남미의 현지 특성까지 담아낼 계획”이라고 전했다.


SM엔터테인먼트도 최근 할리우드의 대형 제작사 MGM과 함께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활동할 ‘NCT 할리우드’(Hollywood) 론칭을 위한 오디션 프로그램을 연내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MGM은 미국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 ‘더 보이스’ ‘서바이버’ ‘샤크 탱크’ 등을 제작한 엔터테인먼트사로, MGM TV 회장인 마크 버넷 프로듀서가 ‘더 보이스’ 등 여러 오디션 프로그램을 연출했다.


마크 버넷 프로듀서는 “이번 글로벌 오디션은 혁신적인 프로그램으로, MGM이 전 세계적인 규모로 만들기 위해 제작하고 있다”며 “케이팝은 음악의 한 장르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문화적인 현상이다. 이수만 프로듀서 그리고 SM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케이팝을 미국으로 이끌 수 있다는 것에 매우 흥분된다”고 말했다.


케이팝 오디션이 ‘팝의 본고장’인 미주 지역으로 영역을 넓히게 된 건,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케이팝 아이돌을 통해 케이팝에 대한 관심과 위상이 높아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 또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니쥬의 성공으로 케이팝 아이돌 육성 시스템에 대한 관심도 큰 역할을 했다. 이는 한국 대중문화 산업에 대한 세계 시장의 평가에서 드러난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케이팝이) 서구의 음악 팬들이 비서구권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꿨다”고 했고, 영국 월간지 모노클(Monocle)은 “한국 음악과 영화, 드라마가 한국의 강력한 소프트파워가 됐다” “한국이 엔터테인먼트 혁신에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고 했다. 또 미국 연예매체 더할리우드리포터는 “한국은 세계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새로운 힘”이라고도 평했다.


가요 관계자는 “국내 가요계에선 이미 10여년 전부터 외국인 아티스트의 영입이 일반화 됐다. 현재 인기리에 활동 중인 대부분의 그룹들만 봐도 그렇다. 그룹들뿐만 아니라 해외 작곡가 영입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오디션 프로그램의 인기가 해외로 확장한 것이 아니라, 국내 가요계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왔고 글로벌 오디션 프로그램은 이 지점에서의 확장으로 봐야 한다”고 짚었다.


또 이 관계자는 “미국의 대형 제작사들과 협업할 수 있었던 건, 몇 해 전부터 케이팝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면서다. 이는 방탄소년단이나 블랙핑크, 세븐틴 등 케이팝 그룹의 글로벌 성공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아직 케이팝이 세계 시장에서 ‘주류’로 자리 잡았다고 단정하긴 이른 시기다. 아직은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할 수 있는 코드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시기”라고 내다봤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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